(c)2007, 新海誠 / コミックス・ウェーブ・フィルム / 秒速5センチメートル
벚꽃의 꽃잎이 떨어지는 속도…
뛰어난 영상미를/만을 자랑하는 일본의 신예 애니메이터 “신카이 마코토(新海誠)”의 최신작 <초속 5 센티미터(秒速5センチメートル)>는 이렇듯 대단히 감성적인 코드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벚꽃의 꽃잎이 바람에 날려 땅에 떨어지는 모습에 빗대어 이루어 지지 않은 첫사랑의 아련함을 보여주지요. 그것이 감독이 이야기하는 속도에 대한 이야기 일수도 또 벚꽃에 대한 이야기 일 수 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되었건 나는 그다지 개의치 않고 싶습니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는 초속 5Cm가 아니라 초속 300m였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일본인에게는 벚꽃에 대한 어떤 형식의 이미지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우리가 붉은색에 민감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요.(물론 국가대표 축구팀과 그 서포터즈의 유니폼 색깔이 붉은색이기 때문에 요즘에는 이른바 레드컴플렉스라 불리우는 색깔론에 있어 붉은색이 가지는 상징성이 좀 물러지기는 했지만요.) 나의 벚꽃이야기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로 돌아갑니다. 패색이 짙은 당시 대일본제국 해군은 중요 목표물 공격에 있어 화기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어마 어마하고 무시 무시한 계획을 전개합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카미카제(神風)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자살 특수 공격부대가 그것입니다. 특공대란 명칭은 당시의 일본에서는 자살공격대를 의미하는 말이었습니다. 인간이 조정하는 비행기나 폭탄, 어뢰를 사용하여 적의 항공모함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물론 조종사는 목표물과 같이 장렬히 전사하게 되고 당시에 일본군은 이것을 “산화한다”라고 명명했습니다.
산화(散花)… 그 뜻을 곰곰히 들여다 보자면 꽃이 부서진다는 뜻으로 그들은 천황의 꽃이었고, 천황을 위해 그 몸을 부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당시 일본해군의 군가 중에는 산화한 전우여, 야스쿠니(신사)의 벚나무에 꽃으로 피어 다시 만나자라는 것도 있었습니다.(참으로 이상야롯한 것이 우리 가수 심수봉씨의 무궁화란 곡의 뉘앙스가 어째 만만치 않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조금 더 진도를 나가 보자면 카미카제 특공대가 사용한 무기 중에 “오우카(桜花)”라는 인간폭탄이 있습니다. 로켓 엔진을 장착하고 비행기 모양을 하고 있지만 앞 부분에 고성능 폭탄이 탑재되어 목표와 충돌할 경우 최대의 파괴력을 얻을 수 있게 만들어진 인간 유도 방식의 자살 순항미사일로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이 오우카(벚꽃잎)의 속도는 초속 300m입니다.
나는 <초속 5센티미터>를 통해 전쟁, 죽음 그리고 애틋한 첫 사랑의 감성과 이 모든 것이 “산화”되어 버리는 것을 느낍니다. 영화의 감독이 가지는 벚꽃의 이미지가 또 그 꽃잎이 떨어지는 속도가 어떠한 의미에서 구성되었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 이미지가 어디서 출발했는지에 대해 어설프게나마 추측해 보고 싶습니다. 벚꽃과 꽃잎의 모양으로 죽어간 사람들의 시대를…
<초속 5센티미터>는 미완의 작품입니다. 물론 사랑에 관한 짧은 이야기 모음이란 부재를 달고 있기는 하나 이야기는 단편 구성이 아닌 아카리와 다카키의 일관성 있는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원래 6부 구성으로 준비되었다는 감독의 인터뷰에서 많은 부분들이 압축되고, 제거되었다는 뉘앙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주제가의 제목이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초속 5센티미터>의 매력적인 감성과 섬세한 묘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 감성은 무색 무취의 수면을 떠도는 기름방울과도 같았습니다. 더욱이 <초속 5센티미터>라는 영화의 제목에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나의 속도는 초속 300m이기에 그 속도의 의미를 결코 사랑이야기에 붙이고 싶지 않기에…
참고로 일본의 국화는 벚꽃(桜花)이 아니라 국화(菊の花)입니다. 해 마다 난리 북새통을 떨고 있는 벚꽃놀이를 반대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 꽃의 이미지는 어쩐지 우울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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