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부터 빠져들고 있는 마이너 레이블 contemode의 유니트 "Capsule"의 신보 <FLASH BACK>을 들어보고 너무나 변해 버린 그들의 사운드에 조금은 실망스러웠다고 해야 하나요? 8비트 고속 오락실 사운드에 덧붙혀진 라운지 팝 스타일의 무심한 듯한 보컬은 점점 일렉트릭 사운드로 변하더니 이제는 테크노 디스코 댄스가 되어 버렸고, 점점 내 취향과 엇나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나이 사십에 이런 음악을 듣느냐고 하신다면야 할 말 없지만서도 말입니다.
다음 달 홍대의 한 클럽에서 개최되는 "클레지콰이"의 컨서트에 게스트로 초청되어 한국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게된 "Capsule"의 프로듀셔이자 아티스트인 "나카타 야스타카(中田ヤスタカ)"가 "Capsule"이외에도 여러 작업에 손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중 가장 메이저한 유니트인 "Perfume"의 넘버는 최근에서야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몇 장의 싱글 발매 후에 첫 앨범의 타이틀이 <Complete Best>라니, 참으로 아흐트랄 합니다. 쌍티나는 멤버들의 퍼포먼스나 컨셉이 딱 나카타 스타일이더군요.
다행히도 "Perfume"은 "Capsule"의 8비트 고속 오락실 사운드의 혈통을 보존하고 있다고 해야할지... 여하튼 그런 느낌입니다. 조금 경망스럽기는 하지만서도요. 가장 성공했다는 싱글 <폴리 리듬>이나 최신 싱글인 <Baby cruising Love / 마카로니>보다는 앨범 <Complete Best>의 11번째 넘버인 <Perfume>이 가장 들을 만 하더군요.
저작권 문제로 1분가량의 시청 음원을 올려 놓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들어 보심이 어떠실런지...
오늘 다락을 정리하다가 울트라 초 민트급 20Cm LD(Laser Disc) 싱글반을 하나 발굴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 부터 약 18년 전, 정찰제로만 판매하는 아키하바라의 이시마루전기에서 구입했던 물건인데 한 두번 쯤 틀어보고 어딘가에 던져 놓았던 것을 근 이십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발견되어 마치 어제 발매된 물건 처럼 깨끗한 상태인 것이 타임머신을 타고 18년 전으로 돌아가 구입해서 현재로 가지고 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요즘은 대부분 DVD(Digital Versatile Disc)로 영상물을 즐기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고급스러운 영상을 즐기던 사람들은 레이저 디스크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생산이 중단된 구시대의 유물이지만서도... 이 레이저 디스크라는 물건이 아주 재미있는데, 음향은 디지털로 기록이 되지만 영상은 아날로그로 기록이 됩니다. 다시 말하면 DVD처럼 영상 및 음향을 MPEG Layer2로 압축하는 것이 아니라 원본 그대로 모두 수록하고 있는 것이지요. 해상도면에서 DVD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제대로 된 플레이어로 재생하면 아날로그 화면의 정점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엄청난 정보량 하며...
각설하고 8, 90년대에 일본 대중 가요를 즐겨들으셨던 분이라면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중반까지 활동했던 무적의 이인조 무표정 유니트 "Wink"를 기억하실 껍니다. '87년 여성 아이돌의 수영복 사진집으로 유명한 와니북스(악어출판사)간의 비키니 월간지 <UP TO BOY>의 "미스 업 그랑프리" 전반기 타이틀 수상자인 "스즈키 사치코(鈴木早智子)"와 후반기 타이틀 수상자인 "아이다 쇼우코(相田翔子)"로 구성된 중창 "Wink"가 1988년 결성되고 외국곡을 커버한 넘버들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오늘 발굴된 LD <Heart On Wave>는 "Wink"의 인기가 그 절정에 달했던 1989년 발매된 것으로 아마 지금까지 일본에서 발매된 LD 소프트 중 가장 많이 팔린 음반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c)1989, Wink / Polystar / Heart On Wave
데뷔 이래 두 번째 오리지널 넘버이자 56만장의 싱글 판매고를 올린 <외로운 열대어(淋しい熱帶魚)>,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믈랭루즈"의 원곡 <Boys Don't Cry>를 커버한 <눈물을 보이지마(淚をみせないで ~Boys Don't Cry~)>, 영국 출신의 "헤이젤 딘"의 <Turn it into Love>를 커버해 싱글 64만 5천장의 판매고를 올린 <사랑이 멈추지 않아(愛が止まらない ~Turn It Into Love~)>의 3곡이 수록된 <Heart On Wave>는 80년대 말의 일본 가요계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6X6 중판으로 촬영된 자켓 사진은 최고의 구성을 보여주지만 수록된 뮤직 비디오의 품질은 좋게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입니다. 80년대 유행했던 그 이상한 모양의 알록이 달록이 빠숑과 유치원 학예회를 보는 듯한 춤사위, 노래방 배경 화면으로나 어울릴 정도로 쌍티나는 구성은 11분의 짧은 상영 시간 내내 아흐트랄한 분위기를 자아 냅니다. 그렇다고 가창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유적발굴의 기쁨이 앗쌀하게 사라지는 느낌을 경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옛날 "Wink"가 현역으로서 그 정점에 있었던 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밀려 오더군요. 1989년 위성방송으로 시청했던 제40회 NHK홍백가합전, 아마도 제가 보았던 홍백전 중 한국인 출장자가 가장 많았던 해가 아닌가 하지만, "김연자", "패티김", "계은숙", "조용필" 그리고 홍콩의 인기 가수 "알란 탐"도 출장했고 당시 첫 출장자였던 "Wink"가 백조의 롤러스케이트 아이돌 "히카루 겐지"의 홍조 측 상대자가 될 정도로 파괴력을 가졌었던 시절... 그립군요.
간혹 "전두환", "노태우"만 사라진 80, 90년대에 시간이 멈춰져 계속 되어졌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휴대폰, 인터넷, 디지털 카메라도 없고, 비닐 레코드와 카세트 테잎, 축구공 처럼 둥그런 브라운관 TV를 보며 한없이 즐거웠던 시절...
블로그에 음악을 걸어놓는 짓거리를 전혀 하지 않지만 아래 쥬크 박스에 "Wink"의 <사랑이 멈추지 않아(愛が止まらない ~Turn It Into Love~)>를 올려 놉니다. 저작권 때문에 노래는 나오지 않고 반주만 나오는 버전입니다. 듣고 싶으신 분들은 플레이 버튼 함 눌러 보세요.
얼마전 TV연애 프로그램에서 한 신세대 가수의 콘스트 실황에 난리부르스를 떠는 십대소녀(결단코 소년은 보지 못했습니다.)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되었지요. 나는 저 친구들 또래에 무엇에 열광했었던가? 먹고 살기 급급해 깡그리 잊고 있던 나의 과거를 지배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그런 생각들 말입니다. 글쎄요. 나의 십대는 일본의 프로젝트 아이돌 "소녀대(小女隊)"의 강렬한 비트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히로인 "린 밍메이"의 밝고 고운 넘버들로 가득하지 않았나 합니다. 그 때 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일본노래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상상할 수 없었던 시절이었지만 말입니다. "소녀대"의 경우에는 <서울국제가요제>에도 참가했었고 "KOREA"라는 싱글을 가지고 내한해 국내 쇼프로나 <쟈니 윤 쇼>같은 토크쇼에서도 간혹 출현 했기 때문에 그나마 많이 알려져 있었지만,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경우에는 당시 주한미군방송이었던 AFKN에서 방영된 미국판 < ROBOTECH >를 먼저 접했기 때문에 "밍메이"의 오리지널 넘버를 들을 기회는 없었고 한참 뒤에야 암암리에 돌아다니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극장판>의 복사품 비디오카세트를 통해 처음 "이이지마 마리(飯島真理 / 린 밍메이 역의 성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SONG COLLECTION FOREVER>를 더빙한 카세트를 친구에게 받아 테잎이 늘어질 때 까지 듣고, TV시리즈를 통해 주옥같은 넘버들을 접했을 때의 감격은 절대로 잊지 못하겠지요.
(c) 2002, 飯島真理 / Victor Entertainment / Mari Iijuma sings Lynn Minmay
그리고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젠 "린 밍메이"의 팬이 아닌 가수 "이이지마 마리"의 팬이 되어버린 나는 20여년의 세월 동안 그녀의 근황을 간간히 뒤쫓게 되었지요. 2002년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20주년을 기념하면서 정말로 오랫만에 "린 밍메이"시절의 소속사였던 빅터레이블로 발매된 앨범 < Mari Iijima sings Lynn Minmay >는 적어도 나에게는 하나의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에 삽입되었던 밍메이의 넘버 중 6곡을 뽑아 "이이지마 마리"자신이 어레인지 하고 1곡의 신곡을 추가한 < Mari Iijima sings Lynn Minmay >는 어쩌면 마크로스 시절의 밍메이를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지금의 "이이지마 마리"의 음악입니다. 결혼, 이민, 출산, 이혼의 인생의 굴곡을 거치며 미국에서 자신의 레이블 Mari Music을 설립, 싱어송 라이터로 활동 중인 "이이지마 마리"가 노래하는 "린 밍메이"는 20년이란 세월의 깊이를 이야기한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마크로스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밍메이"나 "사랑.기억하나요?"가 생소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飯島真理 sings 林明美> "이이지마 마리"가 노래하는 "린 밍메이"를 들어보셨으면 합니다. 피아노 한대 만을 가지고 노래하는 "사랑.기억하나요?"가 마크로스 신화의 첫장을 되살려 줄지도 모르니까요.
즐겨 보는 편은 아니지만 15년 전 부터 매년 연말 NHK에서 방영되는 홍백가합전을 간혹 시청하곤 합니다.
특히 작년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 가수들이 대거 출장을 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는데, 이렇게 이야기 하니 내가 K-POP에 무척이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의외로 가요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내가 기억하는 가요는 80년대 조용필과 송골매, 희자매 같은, 글쎄요. 요즘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Oldies is Never Goddies / 예전것은 결코 조치 않다"라는 통념으로 볼 때 고리타분하고 꽉 막힌 시대에 뒤떨어진 구닥다리 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나도 한국사람인지라 외국의 유명 프로그램에 한국 가수들이 출연한다는데 관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사실 작년 보다 제작년 홍백가합전에 BoA가 첫 출장했을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에서 팔리는 외국적 가수라 함은 95년 사망한 대만의 "테레사 탱"(등려군)이나 지금은 교육학 박사가 된 홍콩 출신의 "아그네스 첸"(진미령), 그리고 80년대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던 우리나라의 "계은숙" 정도로 알고 있었고 흔히들 J-POPS라고 불리우는 현대 일본 주류 가요시장에 외국적 가수가 두각을 보인 적이 없었기에 더욱 놀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왜냐하면 BoA는 일본 국내에서만 활동하는 기존의 외국적 가수들과는 달리 한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 홍콩 등 동남아시아 전역을 무대로 싱글과 앨범을 발매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어제 북북춤의 명인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발명왕 R군의 차를 탓는데 50대의 중후한 외모의 R군의 이미지와는 상반되게 BoA의 앨범이 꽤 많이 굴러다니더군요. 케이블 TV에서 방영되는 뮤직비디오나 CM이외에는 제대로 BoA의 노래를 들어 본적이 없어 일단 몇장을 빌렸습니다.
그 중에 작년에 발매된 4집 < Myname >을 시청해 보기로 하고 iPOD로 다운시켰습니다.
발랄한 댄스음악으로 시원한 보이스 컬러와 펑키하고 슬래쉬한 느낌이 음악감상이 아닌 음악소비의 시대에 잘 맞는 코드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이제 음악도 잠시 듣고 버려버리는 소모품의 시대가 온것이지요.
개인적으로는 6번 트랙 "두근두근 (Pit-A-Pat)"나 13번 트랙 "바보같죠 (Stay In Love)"가 취향에 맞더군요. 어찌되었건 우리 문화상품이 적어도 아시아권에서 각광 받고 있다는 것은 기뻐해야 할 일이 아닐런지요.
(c)2004, BoA / S.M. Entertainment / Myname
01 My Name 02 Spark 03 I Got U 04 My Prayer (기도) 05 완전한 날개 (Ond Wings-Embracing Each Other) 06 두근 두근 (Pit-A-Pit) 07 I Kiss 08 Don't Give A Damn (상관없어) 09 그럴 수 있겠지 (Maybe...Maybe Not?) 10 Etude 11 인사 (Good-Bye) 12 Feel Me 13 바보같죠 (Stay In Love) 14 We (우리) (Theme From '태극기휘날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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