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terfly Kiss 21

飯島眞理 / Mari Iijima sings Lynn Minmay

2005/07/18 17:48 음악감상/POPS
얼마전 TV연애 프로그램에서 한 신세대 가수의 콘스트 실황에 난리부르스를 떠는 십대소녀(결단코 소년은 보지 못했습니다.)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되었지요. 나는 저 친구들 또래에 무엇에 열광했었던가? 먹고 살기 급급해 깡그리 잊고 있던 나의 과거를 지배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그런 생각들 말입니다. 글쎄요. 나의 십대는 일본의 프로젝트 아이돌 "소녀대(小女隊)"의 강렬한 비트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히로인 "린 밍메이"의 밝고 고운 넘버들로 가득하지 않았나 합니다. 그 때 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일본노래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상상할 수 없었던 시절이었지만 말입니다. "소녀대"의 경우에는 <서울국제가요제>에도 참가했었고 "KOREA"라는 싱글을 가지고 내한해 국내 쇼프로나 <쟈니 윤 쇼>같은 토크쇼에서도 간혹 출현 했기 때문에 그나마 많이 알려져 있었지만,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경우에는 당시 주한미군방송이었던 AFKN에서 방영된 미국판 < ROBOTECH >를 먼저 접했기 때문에 "밍메이"의 오리지널 넘버를 들을 기회는 없었고 한참 뒤에야 암암리에 돌아다니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극장판>의 복사품 비디오카세트를 통해 처음 "이이지마 마리(飯島真理 / 린 밍메이 역의 성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SONG COLLECTION FOREVER>를 더빙한 카세트를 친구에게 받아 테잎이 늘어질 때 까지 듣고, TV시리즈를 통해 주옥같은 넘버들을 접했을 때의 감격은 절대로 잊지 못하겠지요.

(c) 2002, 飯島真理 / Victor Entertainment / Mari Iijuma sings Lynn Minmay

그리고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젠 "린 밍메이"의 팬이 아닌 가수 "이이지마 마리"의 팬이 되어버린 나는 20여년의 세월 동안 그녀의 근황을 간간히 뒤쫓게 되었지요. 2002년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20주년을 기념하면서 정말로 오랫만에 "린 밍메이"시절의 소속사였던 빅터레이블로 발매된 앨범 < Mari Iijima sings Lynn Minmay >는 적어도 나에게는 하나의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에 삽입되었던 밍메이의 넘버 중 6곡을 뽑아 "이이지마 마리"자신이 어레인지 하고 1곡의 신곡을 추가한 < Mari Iijima sings Lynn Minmay >는 어쩌면 마크로스 시절의 밍메이를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지금의 "이이지마 마리"의 음악입니다. 결혼, 이민, 출산, 이혼의 인생의 굴곡을 거치며 미국에서 자신의 레이블 Mari Music을 설립, 싱어송 라이터로 활동 중인 "이이지마 마리"가 노래하는 "린 밍메이"는 20년이란 세월의 깊이를 이야기한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마크로스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밍메이"나 "사랑.기억하나요?"가 생소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飯島真理 sings 林明美> "이이지마 마리"가 노래하는 "린 밍메이"를 들어보셨으면 합니다. 피아노 한대 만을 가지고 노래하는 "사랑.기억하나요?"가 마크로스 신화의 첫장을 되살려 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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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8 17:48 2005/07/1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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