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terfly Kiss 21

바다가 들린다(海がきこえる)

2005/08/08 11:39 도서관/외국어도서
(c) 1993, 1999 / 氷室冴子 / 徳間書店 / 海がきこえる

"움베르토 에코 전집읽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에코가 이야기 하는 "기호학적 작업"에 조금은 지쳐 버렸나 봅니다. <바우돌리노>를 돌파하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 봄이 어떨까 해서 쉽고, 가벼운 텍스트를 한권 정도 거치자고 한 것이 "히무로 사에코(氷室冴子)"의 <바다가 들린다(海がきこえる)>였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소설 보다는 '93년 "스튜디오 지브리"가 제작하고 "니혼테레비"를 통해 방영된 한 시간 정도의 중편 애니메이션으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원작은 '90년에서 '92년 까지 "토쿠마 쇼텐(徳間書店)" 간의 애니메이션 월간지 "아니메쥬(Anime+Age의 합성어)"의 연재 소설을 93년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이고 제가 읽은 것은 이를 다시 99년에 재간한 문고판입니다. 아무래도 문고판이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부담이 없지요.

큰 줄거리는 애니메이션판과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서 삭제된 캐릭터들 ("무토"의 라이벌 역이라 할 수 있는 "쯔무라 치사" 라던지, 속편에서 보다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캐릭터들) 혹은 자근 자근한 에피소드들과 섬세한 심리묘사는 <바다가 들린다>의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소녀만화의 혈통을 이어 받았으면서 남성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바라본다던지, 대학생이 된 주인공이 고교생 시절 고향의 이야기를 이야기 한다던지 하는 구조 자체가 기존의 소녀만화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유연하게 회피해 나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울러 애니메이션의 작화감독인 "콘도 카쯔야(近藤勝也)"의 수체화 일러스트 역시 작고 아담한 문고판의 가치를 더 해 주는 듯 합니다.

사실 구입 하고 나서 몇년인가 지난 책이고, 어쩌다 보니 속편인 "사랑이 있으까"를 먼저 읽어 버렸지만 작년에 "미타카(三鷹)"에 위치한 "지브리 미술관"에서 애니메이션 제작에 사용된 로케이션 사진이라던지, 실제 콘티집과 전시된 셀을 보고 돌아 볼 맘이 생긴 것이 아닌가 합니다.

원래 계획은 <바다가 들린다>를 거치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신판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으나, 중간에 좀 더 자극적이고 무거운 텍스트에 대한 호기심에 80년대 초반에 출간된 하지만 지금에서야 더욱 우리에게 조명 받고 있는 글을 하나 더 거쳐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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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8 11:39 2005/08/0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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