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terfly Kiss 21

배틀로얄 (バトル.ロワイアル)

2005/04/19 19:24 도서관/외국어도서
서기 1997년, 동양의 전체주의국가, 대동아공화국...

이 나라에서는 매년, 전국의 중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임의의 50클래스를 선정, 국방상 필요한 전투시뮬레이션이라 불리우는 살인게임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다. 게임은 클래스별로 실시되며 학생들은 지급된 무기로 서로를 죽이고 최후에 살아남은 한사람만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화로 소개가 되어 더욱 잘 알려진 "다카미 코슌(高見廣春)"원작의 <배틀로얄(バトル.ロワイアル)>은 반체제적이고 반사회적인 주제와 충격적인 묘사로 일본내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킨 소설입니다. "어느 프로 레슬링 팬의 이야기"란 프롤로그로 시작되는 소설은 링 위에서 한 사람만 남을 때 까지 벌어지는 무한대전의 의미를 경쾌한 문체로 소개하며 이 후 벌어질 사투에 대한 묘한 뉘앙스를 남겨 주지요.

점심시간에 잠시 들린 회사 근처의 대형 서점 일서 코너에 진열된 책을 보고 당시에는 각종 코스프레행사장에서 <배틀로열>의 레이스 교복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시절이었기도 했고, 영화에서 발견하지 못한 무엇인가를 찾아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덥썩 잡아 3주만에(나는 주로 출퇴근 시간에만 책을 읽기 때문에 더 이상 빨리 읽지는 못했습니다.) 완독하고, 번역원고를 만들어 한국어판 출판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더랬습니다.

결국 몇 달 쯤 뒤에 다른 사람에 의해 한국어판이 출간되더군요.

"다카미 코슌"은 그리 글 쓰는 재주는 없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이단 편집의 600페이지(정확히는 기묘한 숫자 666페이지)가 넘는 장편이지만 텍스트가 거칠고 투박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신 섬세한 묘사와 강렬한 표현은 미려하지 못한 문장의 약점을 잘 갈무리 해주더군요. 마이너하지만 결코 가볍지 못한 소설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한반민국이란 이웃나라는 아무래도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의 무대가 가상의 세상이기에 한반민국에 대한 묘사도 실제와 다르지만서도요.

일본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할 수 있는 대화의 단절과 세대간의 불균형을 보드게임과 이데올리기라는 가상의 그릇에 담았던 그리 유쾌하지 못한 소설 <배틀로얄>...

하지만 나에겐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도서명 : バトル.ロワイアル (배틀로얄)
저 자 : 高見廣春 (다카미 코슌)
출판사 : 太田出版 (오오타출판)
ISBN : 4-87233-452-3
가격 : 1,554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5/04/19 19:24 2005/04/1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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