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979~1982, 富野喜幸 / 日本サンライズ / 機動戦士ガンダム
<기동전사 건담>이 처음 부터 큰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마쓰모토 레이지(松本零士)"의 <우주전함 야마토>, <은하철도 999>가 큰 인기를 얻고 있던 시절이었고, <기동전사 건담>이 처음 방영되었던 '79년도에는 시청율이 5% 정도로 낮아 총 52화로 기획된 시리즈가 43회로 단축되어 버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시차방영국인 아오모리TV에서는 26화에서 시청율 저조로 중단 되어 버리는 창피한 경력도 가지고 있습니다.(물론 재방영 때 다시 전방되기는 하였지만) 나는 이 첫 방영 당시 몇 편을 TV로 본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로봇 아니메라 하면 <마징가 Z>나 <그렌다이저>류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레귤러 멤버가 많고 복잡한 인간관계와 그저 소모품 정도로만 느껴지는 로봇 메카의 존재가 흥미롭지 않게 느껴진 것이 나 뿐만은 아니었겠지요.
첫 방영 당시 키 방송국은 "나고야 TV", 칸토우지역에서는 아사히 TV를 통해 방영이 되었습니다. 기획 당시에는 <15소년 표류기>에 <우주전함 야마토>를 비벼 놓은 듯한 느낌의 전투기물 <프리덤 파이터>로 시작되었지만 언제 부터인가 "로버트 A 하인라인"의 SF 소설 <우주의 전사(스타쉽 투루퍼스)>에 등장하는 강화복물로 진행되었고 이 시점의 가제는 <건 보이>였다고 합니다. 결국에는 당시에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영화배우 "찰슨 브론슨"의 "으으~음 맨담!"이라는 남성용 화장품 CM의 카피라이트가 더해저 "건담"이란 제목이 되었다는 웃지 못할 뒷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당연히 인기가 없었기 때문에 방영 당시에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한 것 처럼 보였으나, 사실 상 침묵하고 있는 소수 팬들의 몰입도는 혁명에 가까울 정도였습니다.
결국 폭발한 것이 '81년 3월 공개된 <기동전사 건담>의 첫번 째 극장판으로 TV시리즈 1화~13화까지를 재편집한 후 약간의 신작컷트를 추가한 것에 제목도 TV시리즈와 동일한 <기동전사 건담>이었습니다. 이 후 공개된 2편과 3편이 주제가를 제목에 차용한 점 때문에 이 첫 번째 극장판을 <기동전사 건담 모래의 십자가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극장판 공개보다 1개월 앞선 '81년 2월 신주쿠(新宿)에서는 <아니메 신세기선언>이라 불리우는 이벤트가 개최되어 약 1만 5천명에 달하는 건담팬들이 그 위용을 과시했고, 그 중 "샤아"와 "라라아"의 (요즘은 코스프레란 말로 더욱 잘 알려진) 복장을 한 두 명의 남여 팬이 원작자인 "토미노 유조키(富野喜幸)(현재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로 개명)"에게 선언문을 낭독했는데, 이 두 사람은 후일 결혼해 부부가 되었고, 그 중 "샤아"역활의 남성은 만화가 "나가노 마모루(永野護)"(FSS의 원작자)로, "라라아"역활의 여성은 "카와무라 마리아(川村万梨阿)(성우, 건버스터의 융 프로이드 역;현재에는 <아니메 신세기선언>에 참가를 부끄러워 하는 것 같음)"으로 지금까지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세월이 흘러, 이제는 <기동전사 건담>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 졌고, 개중에는 건담교로 대표되는 종교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이제와서야 퍼스트 건담으로 지칭되는 원전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였을까 자문해 본다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을 듯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기동전사 건담>은 애니메이션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아이콘일 수 밖에 없기에, 그 아이콘은 프라모델 제조업체인 "반다이"와 "완구데미"가 만들어 낸 철저한 상업적 표상일 수 밖에 없기에 더욱 그러한 듯 합니다. 나 자신도 최신의 건담 시리즈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보지도 못했고 이해도 하지 못합니다. 어느덧, 건담이라는 시대정신에 세대간의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도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에 시작이 있듯이, <기동전사 건담>에 기대어 보는 나의 추억은 그 아련한 첫 발자욱에 머물러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그 시작은 이러하였지만 그 끝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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