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FIFA 월드컵 한국의 첫 경기를 이 곳 보스턴에서 보았습니다.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는 보스턴 컨벤션 센터 2층 로비에 몇 대의 PDP로 월드컵을 중계해 주고 있더군요. 한국시간으로는 밤 10시 였다고 하는데 이 곳 시간(동부 표준시)로는 아침 9시 였습니다. 다인종 국가인 데다가 컨퍼런스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사람들로 월드컵의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전날 미국이 체코에서 0:3으로 대파된 후 미국인들 표정이 안좋더군요. 세션에 들어갔다가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40분만에 로비로 뛰어 나왔습니다. 0:1로 뒤진 하프타임에 두 명의 외국인이 말을 걸더군요. 아마도 내가 KFA공식 서포터 티셔츠를 입고 있어서 한국인 인줄 알았나 봅니다. 자신들은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왔다고 토고만 있었으면 Group G가 모두 모여 경기를 볼 수 있었을 것이라 하더군요. 자기들은 다음 경기인 스위스:프랑스 전을 볼거라고... 서로 행운을 빈다고 인사하고 헤어졌습니다. 경기는... 다행히 이겼습니다.
컨퍼런스를 주관하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컨퍼런스 4일 째 파티를 열었습니다. 전세계(그래봐야 대부분 미국인들이지만) 정보 통신 관련 참가자들에게 신나게 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것 이지요. 장소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 구장인 펜웨이 파크... 친절하게 셔틀 버스를 보내주었지만 호텔에서 걸어 갔습니다. 시간은 30분 정도...
또 한 번 규모에 놀랐습니다. 야구장 하나를 통째로 빌린 것도 모잘라 야구장 내 모든 식당과 스낵을 모조리 사들였더군요. 탄산음료, 맥주, 미네럴, 스프링 워터, 햄버거, 핫도그, 땅콩, 치킨, 피자... 모두 무료로 무제한 제공됩니다. 경기장 안에는 점원들이 가방에 스낵을 넣어 다니며 필요한 사람들에게 던져줍니다. 행사 시작 부터 행사가 끝날 때 까지요... 정말 미국 다운 물량공세더군요.
양키들 처럼 먹다, 양키들 처럼 살찔까 두렵습니다...
레드삭스의 홈 구장인 펜웨이 파크는 아담하고 오래된 야구장이었습니다. 군데 군데 페인트 칠이 벗겨진 나무의자와 이리저리 솟아 있는 스탠드들이 인상적이었는데, 경기장 안에는 2004년도 월드 시리즈 우승 트로피가 전시되어 있더군요.
메인 이벤트는 TRAIN이라는 록 밴드의 공연이었습니다. 그래미상을 2개나 수상한 팀이라는데 나에게는 생소했습니다. 다들 술취해 흐느적 거리고 특히 무대로 뛰어올라 같이 춤을 추던 엄청난 몸집의 아가씨들의 모습이 우정의 무대를 연상케 하더라고요. 아주 부서지게 놀던 밤이었습니다.
이제 보스턴을 떠날 시간이 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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