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카드게임에 관심이 많이 갑니다. 커다란 보드나 복잡한 컴포넌트가 플레이어들 사이를 오가는 전략 보드게임과는 달리 카드만을 가지고 플레이 되기 때문에 구성이 간단하고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으며 휴대성이 좋으면서도 게임의 깊이는 대형 보드게임들에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카드 게임들 <시타델>, <와이어트 어프>, <잃어 버린 도시들>의 뒤를 잇는 재미있고 치열한 카드 게임이 작년에 발표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카드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1712년 제정 러시아의 짜르 "표트르 1세"가 러시아의 수도를 "모스크바"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이전하게 되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그 이전 과정을 카드 게임으로 풀어 놓은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제한된 자금과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카드의 우연성 그리고 어느 순간 투자에 집중해 승리 포인트를 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적절한 상황 판단과 심리전의 치열한 접전을 맛볼 수 있습니다. <시타델>처럼 상대에게 딴지를 걸어 흥을 돋구는 장치적 재미는 없지만 잘 구성된 게임 룰과 아름다운 카드들이 보드모양으로 구성된 덱 위에서 돈을 벌어 들이고 점수를 만들어 내는 시스템을 보면 이른바 보드게임에서 "블러핑"이라고 일컷는 딴사람 훼방 놓고 즐거워 하는 재미 보다 더욱 논리적이고 신사적인 게임 운영의 묘미를 맛 볼 수 있습니다.
(c)2004, Michael Tummerhofer, Bernd Brunnhofer / Hans im Gluck / Saint Petersburg
게임은 4 종류의 카드와 4 가지 페이즈로 운영됩니다. "일꾼", "건물", "귀족", "업그레이드"의 4가지 카드는 "일꾼", "건물", "귀족", "업그레이드"의 4개의 페이즈에 거래가 이루어지지만 꼭 자기 페이즈에 판매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몇 페이즈를 앞서 보고 카드를 구매하는 직관도 필요합니다. 주로 돈을 벌어들이는 "일꾼"과 돈과 빅토리 포인트를 모두 벌어들 일 수 있는 "귀족"에 대한 수요가 높고 가격이 비싼 "건물"들은 게임 막바지에 집중 투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c)2004, Michael Tummerhofer, Bernd Brunnhofer / Hans im Gluck / Saint Petersburg
그렇기 때문에 일꾼러쉬, 귀족러쉬로 부르는 획일적인 게임진행이 되기 십상이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제 개인적인 생각은 어짜피 체스에도 포메이션이란 것이 있고 일꾼, 귀족 러쉬같은 포메이션 보다는 그 상황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변수들과 그에 대처하는 플레이어의 직관과 전략을 요구하는 점에 더욱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보드게임 멤버가 별로 없으신 분들은 PC용으로 포팅된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독일인 "군터 로젠바움"이 보드게임을 PC로 이식했고 내가 한글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바꾸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한 두 게임 플레이를 하는데 중독성도 있고 머리도 많이 쓰게 되고 복잡한 점수 계산 안해도 좋고 편리하면서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매력을 만끽 할 수 있습니다. 사진 아래 설명 부분의 Saint Petersburg PC Ver 1.50을 통해 다운 받을 수 있고 압축을 푼 후 setup을 실행시키고 압축 파일 안에 들어있는 Lang.ini를 설치 디렉토리에 카피하면 한글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메뉴얼은 이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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