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10일 <일포드 ID-11>결국 원하던 현상액 "일포드 ID-11"을 구했다. 시간될때 마다 종로, 충무로의 사진재료상을 돌며 수소문 했지만 일포드 제품을 한국에 수입하는 업체에서 마저도 찾는 사람이 없다라는 이유로 ID-11을 더이상 수입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
인화지 겸용 속성 현상액 PQ나 세계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일포드 래피드 픽사를 제외하고 일포드 제품을 우리나라에서 구하기는 어려워진 것 같다. 현상액 한봉지를 개인적으로 수입할 수도 없고...
일포드 ID-11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탠다드 분말 현상액인 코닥 D-76과 기술적인 면에서 거의 동일하다. 희석비율도 방법도 그리고 현상 데이터 마저도 동일하기 때문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ID-11쪽은 붕사(pH9)가 첨가되어(일포드만의 비법이라함) 하일라이트 부분의 디테일이 더욱 잘살아나는 장점이 있다.
결국 5리터의 저장용액(Stock Solution)을 만들 수 있는 ID-11을 구하지 못하고 미국에 거주하던 지인에게 미국 판매용 일포드 ID-11 1갤론(약 3.8리터) 스톡용 분말을 뺏었다. 물에 희석해 3.8리터의 저장용액을 만들 수 있고 이 저장용액과 물을 1:1로 희석해 사용용액(Working Solution)상태로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7.6리터의 용량이다.
보통 135 필름 두롤을 현상하는데 500ml 정도의 사용용액이 필요하니 원샷으로 사용시 약 32롤의 필름을 현상할 수 있고 맘 좀 독하게 먹구 보충액 시스템으로 돌릴 경우 70롤 가까이 현상할 수 있는 양이다.
정말 힘들게 구한 현상액이다 보니 아껴서 사용해야 겠다.
사실 난 코닥의 흑백 솔루션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구하기 쉽고 현상 데이터가 풍부하기는 하지만 막대한 자본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무소불휘의 권력을 휘두르는 모습이 나의 좁은 속내에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ID-11을 손쉽게 구할 수 없는 현실에 결국 코닥의 D-76을 사용해야 하는 것일까?
일포드의 신형 일포졸은 너무 비싸다. 250ml의 농충액이 5천원 가량 1:9 희석이라 2.5리터의 사용용액을 만들 수 있지만 너무 불편하고 부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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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ford ID-11 Stock / Kodak DC120 |
오늘 어쩌다 퇴근이 빨라 분말형식의 ID-11을 3.8리터의 저장용액으로 제조해 놓았다. 그리고 책상위를 굴러다니는 80만 화소 급의 구형 디지털 카메라 코닥 DC120으로 저장용액상태의 ID-11을 촬영했다.
현상액 때문에 고민 하는 것도 찍는 재미와 뽑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흑백 사진의 또다른 재미가 아닐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