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10일 < The Lord of the Rings >내가 처음 읽었던 < LOTR >의 텍스트는 어이 없게도 일본 "평론사"에서 출판된 <반지이야기>였다.
문고판 9권으로 구성된 <반지이야기>는 서문도 < LOTR >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부록도 수록되어 있지 않을 뿐더러 동화적 문체로 되어있어 읽어나가기가 보통 깝깝한게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어로 되어 있는 <반지이야기>로 여정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흔히들 톨키니스트라 자칭하는 사람들의 번역에 대한 완고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물론 모든 톨킨 애호가들이 이런것은 아니지만)
단 한자의 오역이나 오탈자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분위기, 한국어판을 출판한 출판사의 몇몇 판본을 두고 이것이 우월하고 저것이 열등하고 하는 갑론을박에 한국어판본을 손대기가 겁났나 보다.(만일 내가 선택한 한국어판이 대세에 부합하지 못했을 경우 이런저런 넷트를 떠도는 그들의 주장에 자괴할 것이 두려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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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955,1966, J.R.R Tolkien / The Lord of the Rings / Houghton Mifflin |
Olympus Camedia-2020 |
"에라이~ 그럼 잘난 사람들 끼리 놀아라. 나는 다른 언어의 판본을 보겠다." 라는 생각에 92년 판 <반지이야기>를 잡게 된 것이고 꼬박 6개월동안 출퇴근 시간을 투자해 결국은 대망의 피날레를 맛보게 된다.
그리고 돌아보지 않으려고 했던 한국어 텍스트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국내에 소개되는 외국 소설 번역서가 한두권이 아닌데 왜 < LOTR >에 대해서만 이리도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는 것일까? 그래서 현재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한국어판인 S사간의 <반지의 제왕>(개인적으로 최악의 제목이라 생각하지만)을 찾아 보았다. 그나마 가장 공인된 한국어 텍스트라 앞서 언급한 대세에 부합하지 못했을 경우 나 혼자 겪게 될 자괴감 같은 것이 없이 말이다. 팬을 자처하는 분들이 한국어로 번역된 톨킨의 소설을 너무도 딱딱한 시각과 개인적인 욕망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결국 원서에도 손을 대게 되었는데... 내가 구입한 원서는 미국의 호우튼 미플린사에서 출간한 페이퍼 백으로 내가 이책을 선택한 이유는 가격이 싸고 표지에 "알란 리"의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서도 말이 많은지라... 호우튼 미플린이나 딜레이 같은 미국 출판사의 < LOTR >보다 톨킨의 최초본을 출간했던 영국의 하퍼 콜린스판이 더욱 정통성이 있다는 듯한 뉘앙스... 거기에 미국영어와 영국영어가 차이가 있어 텍스트의 내용이 조금 다르지 않겠느냐는 사대주의적 발상까지 참 대단한 정보를 많이 접했다.
이래서는 원서도 하퍼 콜린스의 알란 리 일러스트 첨부의 양장본(국내에 번역 출간)을 구입하지 않으면 또 정보의 압박에 자괴감으로 가는 것인가?
톨킨은 자신의 소설이 한국에서 이렇게 갑론을박되고 있을 것을 예상이나 했을까?
결국 몇몇 사람이 세상을 힘들게 한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설을 읽으면서도 안위를 찾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넷 커뮤니티가 나의 삶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나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