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terfly Kiss 21

Il nome della rosa / 장미의 이름

2005/04/15 12:01 영화일기/DVD
요즘 "움베르토 에코"가 1980년에 발표한 소설 <장미의 이름>을 읽고 있습니다.

벌써 열번도 더 읽었던 소설이지만 읽을 때 마다 어렵기는 마찬가지더군요. 기본적으로 추리소설의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14세기 유럽의 기괴한 로마 카톨릭역사에 대한 조롱과 풍자 그리고 정확한 역사에 대한 기술을 내포하고 있는 찾아 보기 힘든 수작이지요.

내가 이 책을 손에 잡게 된 계기가 된 것이 지난 '86년 국내에 공개된 "장 자끄 아노"의 영화 <장미의 이름> 덕택인데 당시 영화는 유럽에선 성공을 거두었지만 미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처참하리 마치 흥행에 실패를 했더랬습니다. 감독이 영화를 그만 둘 생각을 했을 정도로요.

6개월 전 쯤에 이 영화가 워너브라더스의 배급으로 우리나라에 DVD타이틀로 발매되었습니다. <버터플라이 디지털>의 자매 사이트(?:오늘 계약된 것 같은데... ^^;)인 <하이파이넷>의 리뷰관계로 디스크를 받게 되었고 지금도 간혹 생각날 때 마다 꺼내 보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대단히 좋아하는 영화이고요. 완성도도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c)1986, Jean-Jacques Annaud / Constantin Film, France 3 Cinéma / The Name of the Rose

<장미의 이름>을 읽거나 보거나 할 때 마다 카톨릭과 기독교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렸을 때 <쿼 바디스>나 <벤허>같은 에픽 역사영화를 보면 로마인들은 극악무도한 이교도로 묘사되지만 실제 전세계적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는 천주교나 기독교는 모두 유대교가 아닌 로마 기독교가 아닌지요.

유대교도들을 심하게 박해한(영화에서 보면) 로마 황제가 편집한 성경과 그 내용을 가지고 찬미를 드린다는게 어찌 좀 앞뒤가 안맞는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장미의 이름>은 바티칸(역시 로마에 있습니다)이 굉장히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소설, 영화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불손하다고 해야 하나?

원작 소설에는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오늘날 만큼이나 참회라는 말이 난무하던 시대도 나는 알지 못한다. 옛날에는 설교자는 물론, 주교도, 엄격주의파 수도사들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통회(痛悔)는 그런 것으로 유도해 낼 수 없는 것이라고들 믿었다."

결국 로마 기독교가 원하는 참회란 무엇일까요? 나는 아직도 알지 못하겠습니다. 내가 어리고 너무나도 무지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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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5 12:01 2005/04/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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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om 님의 글입니다.

    영화는 꽤 오래 전에 비디오로 빌려봤던 기억이 있지만, 책은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에코의 다른 작품들은 몇개 봤지요. '푸코의 추'는 다 읽고나니 '이젠 더 이상 머리 아프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마저 들더군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합니다.

  2. akane 님의 글입니다.

    장미의 이름, 푸코의 추, 전날의 섬 그리고 바우돌리노...

  3. Cry4Free 님의 글입니다.

    아 DVD로도 나왔군요...
    Dvix으로 구해서 가지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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