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terfly Kiss 21

기동전사 건담 / 機動戦士ガンダム

2007/12/27 13:51 영화일기/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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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979~1982, 富野喜幸 / 日本サンライズ / 機動戦士ガンダム


<기동전사 건담>이 처음 부터 큰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마쓰모토 레이지(松本零士)"의 <우주전함 야마토>, <은하철도 999>가 큰 인기를 얻고 있던 시절이었고, <기동전사 건담>이 처음 방영되었던 '79년도에는 시청율이 5% 정도로 낮아 총 52화로 기획된 시리즈가 43회로 단축되어 버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시차방영국인 아오모리TV에서는 26화에서 시청율 저조로 중단 되어 버리는 창피한 경력도 가지고 있습니다.(물론 재방영 때 다시 전방되기는 하였지만) 나는 이 첫 방영 당시 몇 편을 TV로 본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로봇 아니메라 하면 <마징가 Z>나 <그렌다이저>류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레귤러 멤버가 많고 복잡한 인간관계와 그저 소모품 정도로만 느껴지는 로봇 메카의 존재가 흥미롭지 않게 느껴진 것이 나 뿐만은 아니었겠지요.

첫 방영 당시 키 방송국은 "나고야 TV", 칸토우지역에서는 아사히 TV를 통해 방영이 되었습니다. 기획 당시에는 <15소년 표류기>에 <우주전함 야마토>를 비벼 놓은 듯한 느낌의 전투기물 <프리덤 파이터>로 시작되었지만 언제 부터인가 "로버트 A 하인라인"의 SF 소설 <우주의 전사(스타쉽 투루퍼스)>에 등장하는 강화복물로 진행되었고 이 시점의 가제는 <건 보이>였다고 합니다. 결국에는 당시에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영화배우 "찰슨 브론슨"의 "으으~음 맨담!"이라는 남성용 화장품 CM의 카피라이트가  더해저 "건담"이란 제목이 되었다는 웃지 못할 뒷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당연히 인기가 없었기 때문에 방영 당시에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한 것 처럼 보였으나, 사실 상 침묵하고 있는 소수 팬들의 몰입도는 혁명에 가까울 정도였습니다.

결국 폭발한 것이 '81년 3월 공개된 <기동전사 건담>의 첫번 째 극장판으로 TV시리즈 1화~13화까지를 재편집한 후 약간의 신작컷트를 추가한 것에 제목도 TV시리즈와 동일한 <기동전사 건담>이었습니다. 이 후 공개된 2편과 3편이 주제가를 제목에 차용한 점 때문에 이 첫 번째 극장판을 <기동전사 건담 모래의 십자가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극장판 공개보다 1개월 앞선 '81년 2월 신주쿠(新宿)에서는 <아니메 신세기선언>이라 불리우는 이벤트가 개최되어 약 1만 5천명에 달하는 건담팬들이 그 위용을 과시했고, 그 중 "샤아"와 "라라아"의 (요즘은 코스프레란 말로 더욱 잘 알려진) 복장을 한 두 명의 남여 팬이 원작자인 "토미노 유조키(富野喜幸)(현재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로 개명)"에게 선언문을 낭독했는데, 이 두 사람은 후일 결혼해 부부가 되었고, 그 중 "샤아"역활의 남성은 만화가 "나가노 마모루(永野護)"(FSS의 원작자)로, "라라아"역활의 여성은 "카와무라 마리아(川村万梨阿)(성우, 건버스터의 융 프로이드 역;현재에는 <아니메 신세기선언>에 참가를 부끄러워 하는 것 같음)"으로 지금까지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세월이 흘러, 이제는 <기동전사 건담>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 졌고, 개중에는 건담교로 대표되는 종교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이제와서야 퍼스트 건담으로 지칭되는 원전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였을까 자문해 본다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을 듯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기동전사 건담>은 애니메이션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아이콘일 수 밖에 없기에, 그 아이콘은 프라모델 제조업체인 "반다이"와 "완구데미"가 만들어 낸 철저한 상업적 표상일 수 밖에 없기에 더욱 그러한 듯 합니다. 나 자신도 최신의 건담 시리즈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보지도 못했고 이해도 하지 못합니다. 어느덧, 건담이라는 시대정신에 세대간의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도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에 시작이 있듯이, <기동전사 건담>에 기대어 보는 나의 추억은 그 아련한 첫 발자욱에 머물러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그 시작은 이러하였지만 그 끝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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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7 13:51 2007/12/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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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도시 님의 글입니다.

    저의 경우에도 초대 건담에 대한 각인은 별로 없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드문 드문 보게된 내용으로 세뇌(?) 되기는 힘들지요. 이후 눈에 확 들어오기 시작한것은 많은분들이 그러하듯 세월이 흐른뒤에 재조명형식으로 나온 Z 시리즈에서 확 돌아버립니다.

    뭐, 그 뒤의 시리즈는 말씀하신것처럼 별로 와닿질 않고 있고... 오히려 연작보다 OVA 시리즈로 나온 작품을 많이 꽂혔습니다. 0080도 그렇고, 얼마전에 완결된 3D를 이용한 이글루 시리즈는 정말 추천작입니다.
    그나마 최근에 하는 더블O 는 그런대로 볼만하더군요.

    • akane 님의 댓글입니다.
      2007/12/28 14:45 고유 링크 수정/삭제

      그게 그러니까, 반다이에서는 퍼스트 건담을 마지막 히든 카드로 감추어 두고 최근 몇 년 전 까지 극장판을 제외하고는 VHS나 LD, DVD로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는 컨슈머 소스의 부재로 볼 수 없었으니 그 뒤에 제작된 Z건담을 먼저 보신 분들이 많을 수 밖에 없었지요. 이제는 차세대 DVD규격으로 넘어가기 전에 단 몇전이라도 땡겨보려는 생각에 TV판과 일주일전쯤 해서 극장판 리뉴얼이 다시 출시되었습니다. HD 리마스터링을 거쳐 화질도 무지하게 좋아졌더군요. 부담스러울 정도로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제타건담 보다는 퍼스트 건담이 내용적으로나 형식면으로나 더욱 매력있다고 느껴 집니다. OVA의 0080, 0083, 08소대들이 좋다고 느껴지는 것은 그것들이 제타 이후의 건담이 아닌 퍼스트 건담의 혈통을 이어 받았기 때문은 아닐까 합니다.

      그건 그렇고, 언제 집에 놀러가게 초대 함 해줘요.

    • 푸른도시 님의 댓글입니다.
      2007/12/29 21:33 고유 링크 수정/삭제

      고양이 알레르기만 없으시면 언제든 전화하고 오셔도 무방합니다. 편할때 연락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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